여름입니다.
복숭아를 씻고 나면 팔목 언저리가 간질거리고,
코 끝으로 탈콤한 장미향내 비슷한 복숭아 향이 나고,
한 입 베어물고 나면 주르륵 과즙이 흘러넘치는.
여름이요.
오랫만에 밖에 나가서 사진을 찍으려니
사람들의 눈이 신경쓰입니다.
거리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본지가 까마득한 언제적 같습니다.
마음을 방 안에 들여 놓은지 두계절이 지나고,
세계절째로 접어드는 여름이 큰 일을 치르는 사이
훌쩍하고 넘어가게 될까요.
마멀레이드를 보낼 때 유리병에 투명 스티커를 하나씩 붙입니다.
이것을 깨끗하게 붙이는 일이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걸핏하면 오른쪽에 집게손가락의 지문이 뭍고야 마는것이 얼굴을 찌푸리게 만들죠.
포장하는 박스 안엔 종종 손으로 쓴 편지를 넣기도 하는데,
대부분은 미안하다는 얘기들이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적습니다.
요즘은 Le Monde Diplomatique를 줄 그어가면 읽는 즐거움으로 시간을 보냅니다.
사실 즐겁기보다는 결과적으로는 지적 자학을 행하게 되는데,
그것을 즐기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