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은 맛있었나요?

Notice 2009/05/11 21:46






E100GX



세송이의 진분홍빛 목단이 책상 위에 있는 음력 4월입니다.
눈을 가늘게 뜨고 목단을 기억 속에서 찾아보면
여름 무렵 흐드러지게, 할머니 댁 대문 밖까지 향을 내던
그 어릴 적 아이 얼굴만한 목단 송이가 떠오릅니다.
방울이 포글포글 올라오던 냄비 안엔
검붉은빛의 딸기잼이 있었고,
기다란 옥수수 식빵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던
여름 무렵.
이렇듯 여름은 기억을 담고 옵니다.
여름은 나쁜 일이 없었어요.
뜨거운 햇빛과
주르륵 흐르는 땀,
쩍 하고 소리는 내는 수박,
청명한 붉은색의 앵두,
그것들만 생각해도 바쁜 몇개월인데
나쁜 일은 없겠죠.



오렌지 껍질에 붙은 농약과 방부제를 씻어내기 위해서는
하루동안 식초물에 담궈놔요.
그리고 칫솔로 문질러 그마저 있을 불순물을 제거하구요.
껍질을 벗겨내고 안쪽의 하얀 껍질과 오렌지색 껍질 사이를 분리합니다.
하얀 껍질은 떫은 맛을 내기 때문에 쓸 수 없어요.
일반적인 오렌지 마멀레이드엔 흰껍질까지 들어가게 되는데
미관상 좋지 않고, 맛 역시 그렇기에 제거합니다.
오렌지의 알맹이는 얇은 비닐막같은 껍질에서 작은 알갱이를 이루고 있는
알맹이만 빼내어 중량을 재어보고 그 중량의 1/2 양의 설탕을 넣고
아주 약한 불로 서너시간 끓입니다.
끓인 후 한 시간즈음 지났을 때 알맹이에서 나온 즙을 작은 냄비에 넣고
약한 불로 졸입니다.
양쪽이 보기 좋게 색이 변하면 완성되요.
꼬박 24시간 하고도 손질하는 시간 3시간, 조리 시간 4시간이 되어야 완성됩니다.
그리고 배달되고, 구입하신 분들의 손에 들어가게 되는거죠.

저장식품이라고 부패하지 않는건 아닙니다.
냉장 보관을 해주셔야하고,
뚜껑을 최초 딴 후 재빨리 드시는게 오렌지의 향을 제대로 즐기실 수 있어요.
오렌지 마멀레이드는 부드러운 식감의 것보다
바삭한 무염 비스켓이나 바삭한 토스트에 어울립니다.
저는 짜지 않고 진하지 않은 제가 만든 크림치즈와 오렌지 마멀레이드는
펴바르지 않고 담뿍 토스트에 올려 한 입 베어 무는것을 좋아합니다.

어금니로 껍질을 깨물었을때 입 안에 퍼지는 오렌지 향은,
생 오렌지의 그것보다 더욱 깊어서 참 좋아합니다.




*딸기잼은 다음 해를 기약합니다.
딸기철이 끝났어요.^^
가을의 무화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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