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에 해당되는 글 56건

  1. 내 호르몬의 선 (2) 2010/03/10
  2. windy day 2010/03/08
  3. Annie Leibovitz e Mikhail Barishnikov per Core Values 2010 (6) 2010/03/03
  4. stimulus (1) 2010/03/02
  5. 도나쓰 (4) 2010/02/25
내 호르몬의 선
from slow diary 2010/03/10 13:56









in Paris
iiif


여자의 '그날'은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출되므로
예민해진다. 날카로워진다.
작은 일에도 짜증을 내게 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이 뒤죽박죽이 되기도 한다.
일이 다 그렇듯 표면적으로 드러난 대다수의 사례만 그렇다 뿐이지
예외의 경우는 있다.
(나는 그 예외의 경우는 편애하며 즐기는 쪽이다.)
나의 '그날'은 재미없다를 연발하다가 20시간내에 고요하다 못해 무기력해지며,
무기력을 넘어서면 시니컬해진다.
쓸데없는 말을 무시하게 되고 행동은 작아진다.
아침에 드립을 하면서 옷 스치는 소리조차 내지 않았는데
'그날' 이라서 그랬던것보단 아마,
올 겨울 들어 처음 본 쌓인 눈 탓이었을까.





한쪽 눈이 복원되지 않은 저 포트레잇을 보며,
표정이 참 무심하구나.라며 다른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꺼내었다.
지금의 내 무기력과 저 표정은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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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y day
from slow diary 2010/03/08 13:35








in Musee-Rodin
2008
iiif



비오는 날보단 해가 반짝거리는 바람이 세찬 날이 내겐 쓸쓸하다.
_Paris의 2000여장의 사진들은 꺼내도, 꺼내도.
식물이 자라나듯 또 새로운 사진들이 나타난다.
그렇게 3개월은 새로 발견한 사진들의 에너지를 먹고 힘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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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 iiif, Paris, 사진, 일기









Mikhail Baryshnikov



시각은 시간과 장소, 분위기에 민감한 감각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시각이 변한다.
처음 섹스앤더시티 시즌 6에서 캐리의 연인으로 나왔을 때는
키 작은 러시아인정도였다.
최근 애니 레보비츠와 찍은 루이비통 광고를 보고,
사람의 몸이 저리도 완전할수도 있구나. 싶었다.
검색을 하다보니 이 사람 사진도 찍는다.
직업은 댄서(유명한 발레리노였었다.)

이렇게 사람의 관심은 확장된다.

확장된 관심 덕에 춤을 추는 영상을 일부러 찾아보게 만들거나.
외국사이트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뒤지게 만든다.


키가 작아도,
사람은 완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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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mulus
from slow diary 2010/03/02 09:42








자극이란 것은 어느 지점에서 터지기 시작하면
와르르 몰려온다.
가랑비가 내리던 휴일에 찾아갔던 조롱박 모양의 섬은
내내 조용했던 입가에서 '좋다'를 연신 외치게 했다.

4월초까지는 해야할 일들이 많다.
몸무게 5킬로그램 감량,
보관용 사진집의 편집,
뉴욕의 모처에 제출할 포트폴리오 완성,
분가한 신혼집에 1년전 결혼식 사진첩 만들기,
주말 오전엔 섬에 다녀오기.

부지런히 움직여야 4월엔 탱글탱글한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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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 일기, 자극
도나쓰
from salt&pepper 2010/02/25 10:40






 

*사진은 아는 분의 블로그에서 퍼온 것입니다.



"밤늦게 터키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밥상 위에 종이 냅킨으로 덮어놓은 도넛이 잔뜩 놓여있고
그 옆에서 할머니가 잠을 자듯 죽어있었다.
할머니의 야윈 가슴에 귀를 댔지만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다시 살아날 가망은 없었다. 나는 누군가에게 서둘러 연락하거나 하지 않고,
적어도 하룻밤만이라도 할머니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 먹었다.
할머니는 점점 차갑게 굳어갔고, 그 옆에서 나는 밤새 도넛을 먹었다.
반죽에 겨자씨를 넣고, 계피가루와 흑설탕을 뿌린 그 달콤한 맛을 나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참기름으로 부드럽게 튀긴 한 입 크기의 크것을 볼이 미어지게 입에 넣을 때마다,
할머니와 뜰에서 볕을 쬐듯 따스하게 보낸 하루하루가 몽실몽실 거품처럼 되살아났다."

-달팽이 식당/13p/오가와 이토


 

어째서 donuts가 도나쓰가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때 집에 일찍 오면 가끔 엄마는 도나쓰를 만들어주셨다.
밥공기로 동그란 모양을 찍어내고,
소주잔으로 가운데 모양을 파내고.
그럼 도나쓰는 한쌍이 된다.
링과 동전 모양의 한쌍.
바쁜 엄마는 늘상 그렇게 우리들의 간식엔 소홀하지 않았다.
어린 내가 가슴으로 가득 안아야하는 썬키스트 뚱뚱이 오렌지 쥬스 병이 냉장고에 늘 있었고,
신문지를 깔아서 만든 두툼한 카스테라도 그렇고.
엄마가 꿈꾸던 가족이라는 모습은 어쩌면 자식과 간식을 다정히 나눠먹는 그런 것이었을런지도 모른다.

골든브라운으로 잘 익은, 설탕이 덮인 그 도나쓰는 여태 내가 먹었던 어느 도너츠보다도 맛있었다.
주말엔 친구들에게 줄 도나쓰를 만들어볼까.


+달팽이 식당의 저 부분과
지난 일요일에 봤던 호노카아 보이에서 B'의 마라소다도 생각난다.
바람이 살짝 불고, 햇빛이 은근히 들어오는 창문가 테이블에
얌전히 놓여 숙성되던 마라소다의 반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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